기사등록 : 2020-07-03 11:48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2일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남북관계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톱다운 방식을 선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달리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하고 북한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 특보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바이든 후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의사가 없다'고 했고 실무접촉을 통한 '바텀 업', 소위 상향형 방식을 택하겠다고 해 (협상에) 어려운 게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는 오바마 정부 8년간 유지한 대북정책 기조로, 압박을 가하면서 북한의 붕괴를 기다린다는 내용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폐기 없이는 협상도 없다는 전략으로 오히려 북한의 무력도발을 조장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문 특보는 다만 "바이든 후보는 동맹을 상당히 중요시하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한국 정부의 말을 많이 들을 수도 있다"며 "(미국 정부의) 어떤 방향을 바꾸는 데 우리 정부의 역할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미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서는 "미 국무부에서도 북미 간의 대화 가능성은 열려 있고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하는 일련의 행보로 봐서 가능성이 꼭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스타일로 봐서는 본인이 원하면 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카드를 갖고 북측을 만나느냐다. 2019년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것도 북미가 원하는 것 사이에 큰 간극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정상회담 같이 톱다운 (방식)의 경우는 두 정상이 구체적인 안을 들고 와서 반전을 만들어내야 되는데 그 부분에 제가 확실치가 않다"며 "만날 수 있다고 보지만 무엇을 주고 교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또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대책을 주요 안건으로 올린 것을 언급하며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문 특보는 남북 방역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남북한 당국자 사이에 통신선이 차단된 만큼 지자체나 시민단체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서울시 등 지자체는 외교적 능력과 재정 능력이 있으니 방역협력에서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서는 "미국의 도덕적 가치가 절대적이라고 여기고 이에 도전하는 국가들은 악의 축이라고 생각하는 분"이라며 "유엔 대사를 지낼 때 유엔을 파괴하려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미국 중심의 일방적 패권주의를 옹호하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heog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