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0-03-30 12:29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최성해(66) 전 동양대 총장이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 부부로부터 자녀 표창장 위조 의혹 관련 자료를 수사기관에 건네주지 말라는 부탁과 함께 표창장 발급을 정 교수 측에 위임했다는 보도자료 배포까지 부탁받았다고 증언했다.
최성해 전 총장은 30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권성수·김성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사문서위조 등 혐의 정경심(58) 동양대 교수 8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검찰이 재차 "'총장님이 다친다'는 말을 정경심으로부터 들은 것이 확실하냐"고 묻자 "그렇다"고 다시 한 번 답했다.
최 전 총장은 그러면서 "다친다는 그런 말을 듣고 저한테 다가오는 게 '설마 다치기야 하겠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냥 하는 소리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 전 총장은 조 전 장관의 이같은 부탁과 관련해 "저도 공범이 되지 않느냐"면서 "조국 후보자가 요청한 보도자료 내용이 사실이 아니어서 거짓이기 때문에 보도자료 만들면 제가 더 큰 죄를 짓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좀 짜증이 났고 높은 자리에 가시는 분이 저한테 이야기를 해서 조금 위축됐다"고 덧붙였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통화에 대해서는 "잘 기억은 안 나는데 같은 문제로 노골적으로는 안하고 자신도 언론에 있기 때문에 '그걸 좀 좋게 했어야 하지 않겠냐는 식으로 하면서 저보고 웬만하면 끝에 말은 해달라'고 했다"며 "(그래서) 웃으면서 '당신 일도 아닌데 그런 걸로 전화까지 하느냐'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최 전 총장은 기존 입장과 마찬가지로 조국 자녀 표창장을 자신이 발급해주지 않았다는 취지 발언도 내놨다. '26년 총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표창장 중 조 전 장관 자녀들에 대한 표창장을 발급한 사실이 있나'라는 검찰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발급하라고 권한을 위임한 적 있나', '표창장 발급과 관련해 보고를 받거나 서류에 결재한 적 있나'라는 질문에도 모두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정 교수는 자녀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해 2013년 6월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아들의 상장을 이용해 딸의 동양대 총장 명의 최우수봉사상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정 교수는 이같은 표창장 위조 혐의 등을 부인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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