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0-03-20 16:44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본 관광지가 입는 타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20일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외국 관광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인이 급감한 데다, 일본인들도 국내 여행을 자제하는 탓이다. 3월 들어서는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어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
교토(京都)부 기요미즈데라(清水寺)의 참배길은 외국인들에게 인기있는 장소다. 하지만 현재 이 길을 오가는 사람의 대부분은 일본인이다.
고객의 90% 이상이 외국인이었다던 참배길 주변의 한 가게의 주인(69)은 "3월 들어 매상이 작년의 10% 이하가 됐다"며 "부모님 세대부터 (가게를) 운영했지만 이렇게 심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가게를 지탱할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교토시 관광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시내 주요 호텔에 숙박한 고객 중 외국인은 46.9%를 차지했다. 2014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였지만, 객실 전체 가동율은 82.3%로 최저치였다. 방일 관광객을 겨냥해 숙박업에 진출하는 가게가 속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면서 대기업이 운영하는 숙박 예약 사이트에서는 교토시내에 1박에 1000엔대로 묵을 수 있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가와구치(河口)호가 위치한 야마나시(山梨)현의 후지카와구치코마치(富士河口湖町)는 방일 관광객에 더해 일본인 관광객 감소가 겹쳐 고민하고 있다. 지자체 측은 지역 내 숙박비를 보조하기 위한 예산 1억5000만엔을 새해 추경예산에 계상할 방침이다.
담당자는 신문 취재에서 "후지카와구치코마치 마을은 관광 산업이 주된 곳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낙폭을 막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입국제한 완화돼도 관광객 돌아오기까진 시간 걸려"
관광객 급감의 여파는 숙박업과 음식점 뿐만 아니라 항공업계까지 미치고 있지만 타격이 완화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지난 3월 15~21일 간 국제선 편수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1월 20일 시점과 비교해 약 66% 줄었다. 한국과 중국 뿐만 아니라 유럽, 호주 등을 연결하는 세계 각지 항공편을 포함한 수치다.
일본 국내 항공사 19개로 구성된 정기항공협회는 일본 항공업계의 수입 감소폭이 2~4월에 걸쳐 약 3000억엔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2009년 리먼 쇼크 당시 입은 연간 손해액과 비슷한 규모다.
일본인들이 외출을 삼가는 분위기도 향후 지속될 전망이다. 일본여행업협회에 따르며, 주요 여행회사 10개사의 3~4월 예약은 일본인 포함 전년 동기비 70% 감소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일본호텔협회는 "3월 매출 전망은 지난해 대비 69% 감소", 일본여관협회는 "3~5월 예약 인원 수는 전년비 약 40% 감소"라고 보고했다.
나루세 미치노리(成瀬道紀) 일본총연 부주임여구원은 감염방지 대책이 강화된 3월의 일본 관광객의 소비액은 지난해 대비 약 3000억엔 줄어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입국제한을 시작하면 영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나루세 부주임은 "만일 일본에 대한 입국을 완화한다고 해도 관광객이 돌아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