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0-03-19 17:43
[서울=뉴스핌] 김승현 이지현 기자 =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9일 비례대표 명단 선거인단 부결에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조훈현 사무총장과 정운천·김성찬·이종명 최고위원 등 지도부도 모두 함께 물러났다.
한 대표는 퇴임 일성으로 "가소로운 자들의 행태에 의해 막혔다"며 "20번 안의 명단은 정말 바꾸면 안 된다. 그것까지 바꾼다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대표는 이날 미래통합당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가소로운 자들에 의해서 정치인생 16년 마지막을 당과 국가에 봉사하고 좋은 흔적을 남기겠다는 저의 생각은 막히고 말았다"며 "미래한국당 대표직을 이 시간 이후 사퇴한다"고 밝혔다.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명단이 이날 오후 선거인단 투표에서 부결됐다.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최근 수정해 내놓은 명단에 대해 선거인단이 반대한 것이다. 사실상 당 공관위와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에 대한 불신임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한국당은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당 공관위가 지난 18일 수정한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에 대해 선거인단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반대 47표, 찬성 13표, 무효 1표로 후보자 명단안은 부결됐다.
특히 이날 오전에 있었던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발언이 이들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래한국당은 괴물 선거법에 맞서 의회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혁신과 통합의 가치를 담는 희망의 그릇"이라며 "그러나 국민의 기대와 거리가 먼 결과를 보이며 국민에게 큰 실망과 염려를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고 국민에게 송구한 마음"이라며 "이번 선거의 의미와 중요성을 생각할 때 대충 넘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비례대표는 이런 그림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통합당이 불만을 표출했고, 제게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공관위에 전권을 줬고 독립 심사를 했다. 여론상 문제 있는 분이 있어서 최고위가 재의 요청을 해서 어제 그것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떠날 사람이다. 무슨 욕심이 있고 훗날을 준비하겠냐. 정말 좋은 공천을 하고 싶었다"며 "하지만 가소로운 자들의 행태에 저는 막히고 말았다. 한 줌도 안 되는 권력을 가진 이 당의 인사들이 작은 꿈을 막아버리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안타까운 것은 윤주경 관장이다. 저나 공관위원장은 앞 순위를 얘기하던 분이었는데 공관위원들 중 젊은 분들이 전문성과 전투력이 부족하지 않느냐고 해서 후순위 밀렸다고 했다"며 "독립적 권한을 줬기에 당대표가 바꿀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 대표는 "통합당 고위당직자가 '한선교가 선거에서 잘 돼서 원내교섭단체가 되면 그냥 뭉개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미래한국당 당헌당규에 물러나게 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된다고 말한 회의 내용을 어떤 국장을 시켜 제게 전했다"며 "가소롭다. 국회의원 몇 개월도 안 한 친구가 그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고 목소리르 높였다.
그는 그러면서 "제가 불화의 원인처럼 되고 있어도 한 마디도 안 했다. 저로 인해 당 분란 일어나고 그 여파로 총선이 망하면 안 되기 때문"이라며 "오로지 당 승리를 위해 저는 입 다물겠다. 그리고 저를 이렇게 사퇴시키는데 성공한 분들께 한 가지 부탁한다"고 운을 뗏다.
한 대표는 "어제 새로 고쳤던 명단을 고치지 말아 달라. 한 번 더 부탁드린다. 그 명단은 고치면 안 된다. 지금도 어떤 세력들은 자기들이 정치적 이유 때문에 끼워 넣고 싶은 인사가 있다. 총선까지 이야기 안할 것"이라며 "적어도 20번 안 명단은 정말 바꾸면 안 된다. 그것까지 바꾼다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