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0-03-17 13:34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와 3자연합을 결성한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의 허위공시 논란이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둔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이를 둘러싼 한진그룹과 반도건설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반도건설 지분 3.2%와 이에 따른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한 양측의 진실공방이 주주총회 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은 지난 16일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지분공시심사팀)에 3자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 처분을 요구하는 조사요청서를 제출했다고 17일 밝혔다.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등 KCGI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으나, 가장 쟁점은 반도건설의 허위공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반도건설은 지난 1월 10일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꿨다. 단순투자 목적 단계에서 권 회장이 이같이 경영 참여 의도를 보였기 때문에 허위공시라는 게 한진그룹 측의 주장이다.
3자연합은 해당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주주명부가 폐쇄되기 전 반도건설이 보유한 8.2%에 대한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놓은 상태다.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이르면 이번 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조원태·권홍사 만남, 누가 제안하고 경영 참여 제안했나...엇갈린 주장
권 회장의 허위공시 논란과 관련해 양측은 '조 회장과 권 회장이 지난해 12월 만났다'라는 사실을 제외한 대부분 내용에서 엇갈린 주장을 펴고 있다.
우선 가장 큰 쟁점은 만남·경영 관련 제안을 한 주체다. 한진그룹은 권 회장이 먼저 조 회장에게 만남을 요청했고, 이 자리에서 권 회장이 조 회장에게 경영 참여 관련 내용을 요구했다는 입장이다. 한진그룹은 "상당한 양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권 회장의 제안은, 제안이 아닌 협박에 가까웠다"고도 했다.
반면 3자연합은 오히려 조 회장이 권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만남을 요구했고, 도와달라는 여러 가지 제안도 먼저 했다고 반박했다. 경영 참여 요구는 조 회장의 제안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악의적으로 편집됐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만남 시점도 주장이 엇갈린다. 한진그룹은 조 회장과 권 회장이 지난해 8월에 이어 12월에는 10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만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3자연합은 이미 고(故) 조양호 회장이 타개한 이후 수차례 만남이 있었으며 지난해 7월에도 2~3차례 만남을 가졌다고 맞받아쳤다.
다만 반도건설이 지난 1월 10일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꿨다는 점에서 만남 시기 보다는 누가 먼저 만남을 제안했고, 경영권 관련 요청을 했느냐가 양측의 향후 진실공방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주총 결과 가를 반도건설 지분 '3.2%+α'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주식 보유목적 등을 거짓으로 보고할 경우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5를 초과하는 부분 중 위반 분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하지 못하게 돼 있다. 반도건설의 허위공시가 인정될 경우 보유 지분 8.2%에서 3.2%의 의결권이 제한될 수 있다.
이럴 경우 3자연합 측 지분은 31.98%에서 28.78%로 떨어진다. 32.45%인 조 회장 측과 격차가 3.67%가량으로 벌어진다. 여기에 조 회장 측에 더해질 확률이 높은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 지분 3.8%, GS칼텍스 지분 0.25% 등이 합쳐질 경우 36.5%까지 상승, 격차가 더 벌어진다.
더욱이 반도건설의 위법 행위가 인정될 경우, 2.9%를 보유한 국민연금과 이외 일반주주들의 표심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돼 실제 파급력은 더울 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문제는 단순히 3.2% 지분 문제가 아닌 경영권을 위한 명분 싸움"이라며 "반도건설 보유 지분에 대한 가처분 신청 결과가 사실상 주총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iamky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