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0-02-04 19:13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법무부가 청와대 선거개입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철호(71) 울산시장과 백원우(53)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13명의 구체적인 범죄 혐의가 담긴 공소장을 이례적으로 비공개 결정하면서 특혜 논란이 일 전망이다.
특히 이번 사건을 기점으로 그동안 관행이던 국회 공소장 제출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갑작스레 내놓으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공소사실 요지 등에 관한 자료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다른 사건에 대해서도 동일한 기준에 따라 공소장 원문 대신 공소사실 요지 등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피고인과 사건관계인의 인권 및 절차적 권리가 보다 충실히 보호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최근 송 시장 등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소장을 제출해달라는 국회 요청을 받고도 닷새 가까이 최종 결재를 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그동안 국회의 요청이 있을 경우 검찰로부터 공소장 전문을 넘겨받아 주요 사건 관계자의 인적사항 등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이른바 '비실명화' 작업을 거쳐 이를 국회에 제출해 왔다. 최종 결재권자는 법무부 장관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송철호 시장과 백원우 전 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자가 대거 포함된 공소장을 비공개 결정하면서 그 기준 등에 대한 특혜 시비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9일 송 시장과 백 전 비서관, 박형철(51) 전 반부패비서관, 한병도(52) 전 정무수석, 장환석(59)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 송병기(59)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과 황운하(58) 전 울산지방경찰청(치안감)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이들에게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외에 위계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도 적용됐다.
이들 공소장은 A4용지 60여 페이지 분량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송 시장이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에게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를 부탁한 구체적인 정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와대 관계자가 송 시장의 선거전략 수립을 논의한 과정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