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9-11-29 13:29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 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앞서 한은이 지난 7월 제시한 기존 내년 성장률 전망치 2.5%에서 0.2%포인트(p) 내린 수치다.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0%로 예상했다.
한은은 29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경제 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세계 교역부진 완화와 반도체 경기회복으로 올해보다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수요 압력이 미약하고 국제유가 농축산물 가격이 예상보다 하락한 점을 반영해 0.3%포인트 낮췄다"며 "내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공급측 하방압력이 완화돼 올해 보다 높은 1% 수준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내년 경기상황에 대해선 내년 중반경부터 글로벌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IT업황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하게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 전망치는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 성장 모멘텀이 강하다고 볼순 없다"며 우려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산업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는 2.3%, 국제통화기금(IMF)와 JP모건은 각 2.2%를 예상했다. 골드만삭스, 무디스, 모건스탠리는 2.1%, 한국경제연구원 1.9%, LG경제연구원 1.8%로 전망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장밋빛으로만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올랐다지만 기저효과 등으로 소폭 반등한 것일 뿐, 여전히 경기 개선으론 보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일단 내년 성장률 2.3%를 달성하더라도 2년 연속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돌게 된다. 한은이 기존 추정한 2019~2020년 잠재성장률은 2.5~2.6%다. 한국 경제의 실제 성적이 잠재능력에 훨씬 뒤처진다는 얘기다. 잠재성장률은 자원을 최대한 활용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한 나라 경제의 최대 성장 능력을 의미한다.
JP모건은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여전히 잠재성장률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한국의 GDP 잠재성장률은 이미 2% 중반으로 둔화한 데 이어 앞으로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 워낙 낮아서 기저효과로 조금 더 높아질 수 있지만 경기상황은 올해와 내년 비슷할 것"이라며 "회복으로 볼만한 시그널이 현재로선 없고 경제정책을 수정하는게 아니어서 대내외 여건상 큰 개선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내년 경기 전망치는 2.3%로 보고 있는데, 올해 성장률이 너무 낮기 때문"이라며 "다만 내년 대외적인 변수와 함께 수출 경기도 같이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