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9-11-18 08:40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원 볼 룰'을 어겨 한 라운드에 8벌타를 받고 커트 탈락한 미국PGA 투어프로 러셀 헨리(30·미국)가 사용한 볼이 밝혀졌다.
헨리는 16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열린 미국PGA투어 마야코바 골프 클래식 2라운드를 마치고 난 후 자신이 그 라운드에서 두 종류의 볼을 사용한 듯하다고 자진 신고했다.
경기위원회에서는 헨리로부터 자초지종을 들은 후 헨리가 네 홀에서 그 라운드를 출발할 때 사용하던 볼과 다른 모델의 볼을 사용한 것으로 결론내리고 총 8벌타(2벌타×4)를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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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리스트 '레프트 대시 프로 V1x' 볼. 오른쪽 사진의 로고 왼편에 작은 직선(-)이 그어져 있다.러셀 헨리는 이 볼을 네 홀에서 사용해 8벌타를 받았다. [사진=골프위크] |
대부분 프로 골프대회에서 채택하는 로컬룰 '원 볼 룰'(로컬룰 모델 G-4)은 '라운드 내내 플레이어가 스트로크를 하는 볼은 반드시 그 라운드를 시작할 때 사용한 것과 동일한 상표, 동일한 모델의 볼이어야 한다. 위반시 위반한 각 홀에 대해 일반 페널티를 받는다.'고 규정한다. 이는 플레이어가 라운드 동안 플레이할 홀이나 샷의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플레이 성능을 지닌 볼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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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타이틀리스트 '프로 V1x' 볼. 러셀 헨리는 2017년형 이 볼을 죽 사용해왔다. [사진=아쿠쉬네트코리아] |
헨리는 원래 2017년형 타이틀리스트 '프로 V1x' 을 쓴다. 그런데 이날 라운드 후 팬들에게 사인해주기 위해 캐디로부터 건네받은 볼(이미 한 번 사용한 볼)을 보니 최근 나온 '레프트 대시 프로 V1x'였다. 레프트 대시 프로 V1x는 기존 프로 V1x에 비해 론치각은 높이고 스핀은 줄여 만든 신제품이다. 주로 투어프로들에게 프로토 타입으로 공급해왔다.
헨리는 "전에 그 볼을 쓴 적이 없는데 그 볼이 어떻게 내 백에 들어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라운드 직전 연습 그린에서 퍼트 연습을 할 때 타이틀리스트 관계자가 써보라고 준 새 볼이 그대로 골프백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두 볼의 외견상 차이는 말 그대로 대시(-) 하나다. 문제의 볼은 표면의 프로 V1x 로고 왼편에 자그마한 대시가 그려져 있다. 얼핏 구분이 잘 안 갈 수도 있다. 그래서 선수와 그 캐디가 혼동하지 않았나 한다.
원 볼 룰 규칙상 '프로 V1x'와 '레프트 대시 프로 V1x'는 다른 모델의 볼로 간주된다. 한 라운드에 두 볼을 혼용하면 원 볼 룰에 위반된다. 검정색 숫자로 된 '프로 V1x'와 빨강색 숫자로 된 '프로 V1x'도 마찬가지이고, 같은 '프로 V1x'라도 흰 볼과 노란 볼(컬러 볼)도 다른 모델의 볼로 간주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 대회전까지 8개 대회에서 연속으로 커트를 통과하며 상금을 받았던 헨리는 사소한 부주의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