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9-08-21 15:25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21일 “북한의 카운터파트로부터 소식을 듣는대로 실무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미국의 대북 실무협상을 총괄해온 비건 대표는 한미연합훈련이 종료된 전날 한국에 도착했다.
비건 대표의 발언은 북측에 실무협상 재개를 촉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내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는 대로 협상하고 싶다”고 밝힌 사실을 공개했다.
이도훈 본부장은 “우리 둘은 앞으로 어떻게 하면 대화를 신속히 재개해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한미가 아주 긴밀하게 협의하고 협력해서 대화의 전기가 계속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언론에서 추측의 대상이 된 몇 가지 문제들에 대해 설명하고 싶다”며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러시아) 대사직을 맡기 위해 현재 자리를 그만둘 것이라는 소문을 해명하고 싶다”며 “러시아에서의 외교 업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북한과 관련해 진전을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예방하고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 현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22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만난 뒤 중국 베이징으로 이동해 중국 외교부 당국자들과 회동하는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가 방한 기간 판문점 등에서 북측과 접촉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현재로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연합연습이 이날 막 끝났고 방한 일정도 길지 않은데다 무엇보다 북측의 적극적인 반응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 20일(현지시간) CBS와의 인터뷰에서 “기대했던 만큼 빠르게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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