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9-06-28 13:10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전주 상산고와 부산 해운대고가 재지정 평가 결과 기준점수에 미달해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취소 절차에 돌입하면서, 서울 지역 자사고로 관심이 집중된다.
정부가 애초 일반고 전환 타깃으로 삼았던 자사고는 7월초 재지정 여부가 결정되는 서울 자사고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7월 10일 이전에 재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 13개교에 대한 5년 전 2014년 평가 결과는 내달 초 서울시교육청의 평가 결과를 가늠할 수 있어 주목할 만하다. 당시 100점 만점에 기준 점수인 70점에 미달하는 학교는 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우신고, 이대부고, 중앙고 등 8곳이었다. 당시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교육부의 심의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흥미롭다.
교육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8개 자사고는 2014년 서울시교육청의 평가 결과 최초 재지정 대상에 해당됐다. 다만 학교로만 미통보된 상태였다. 하지만 2014년 6월 조희연 교육감이 취임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조 교육감이 기존 평가를 문제삼으며 자사고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다. 재평가 결과 8개 자사고는 기준 점수에 미달했다.
하지만 5년 만에 이뤄지는 이번 서울시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선 상당수의 자사고들이 일반고로 전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5년 전엔 진보 교육감과 보수 정부(교육부 장관)와의 싸움이었다면 이번엔 서울시교육감과 교육부 장관(부총리)이 뜻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 상산고에 대한 자사고 취소 논란이 불거진 이후 최근 서울시교육감과 최종 취소 결정권을 가진 교육부 장관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조희연 교육감은 "자사고 폐지라는 큰 시대정신의 흐름은 있는 것 같다"고 밝혔고, 유은혜 부총리(교육부 장관)도 "자사고 폐지라는 정부의 정책기조는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5년 전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최근 자사고의 입학 경쟁률도 서울 소재 자사고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해가 갈수록 경쟁률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 소재 광역자사고(21개교, 하나고 제외)의 최종경쟁률은 정원내 기준 1.09대1(모집7843명/지원8522명)을 기록했다. 2019년 전국단위인 하나고는 2.35대1(모집200명/지원470명)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서울 소재 광역자사고의 4개교는 미달했다.
이번 평가 대상 중에선 한가람고 2.16대1(224명/483명), 배재고 2.08대1(338명/703명), 중앙고 1.69대1(262명/443명),이대부고 1.65대1(336명/554명), 이화여고 1.55대1(336명/520명), 중동고 1.48대1(327명/484명), 세화고 1.33대1(336명/448명),신일고 1.2대1(297명/357명), 한대부고 1.11대1(308명/342명), 경희고 1.04대1(216명/225명), 동성고 1.03대1(211명/217명)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숭문고는 0.8대1(224명/180명)로 3년 연속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2014년 당시 서울지역 자사고 재지정은 절차상의 문제였다"고 전했다. 당시 평가절차가 발목을 잡아 자사고들이 재지정 취소를 면했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서울 소재 A자사고의 한 교장은 "5년 전에는 정권 차원에서 자사고를 살리려고 했다면 이번에는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려는 시그널이 매우 강하다"며 "이번 평가 대상인 서울시 자사고의 상당수가 기준점을 미달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