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자연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신기한 특징의 '메타물질(Metamaterials)'은 새로운 분야 개척에 종종 활용된다. 국내 연구진이 고무공을 눌렀는데 오히려 수축하는, 이른바 '음성 푸아송 비(Negative Poisson's Ratio·NPR)'란 성질을 보이는 물질을 새 방법으로 만들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최원영 자연과학부 교수팀은 금속과 유기물로 이뤄져 구멍이 많은 구조체인 ‘금속-유기 골격체(MOF)’를 합성, 이 물질에서 ‘음성 푸아송 비’의 특성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음성 푸아송 비’를 가진 물질은 충격파 흡수재료나 센서, 인공 근육 등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 10일 게재됐다.연구진에 따르면 ‘푸아송 비(Poisson's ratio)’는 물체에 힘을 더할 때 수축하거나 팽창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보통의 물체들은 압력을 가했을 때 그 방향과 수직인 쪽으로 '팽창'하므로 푸아송 비를 계산할 수 있다.
몇몇 독특한 물질은 압력이 가해진 방향의 수직인 쪽으로 '수축'하는 특징을 보인다. 양쪽에서 눌렀는데 수직으로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줄어들어버리는 상태가 된다. 이처럼 푸아송 비를 가진 물질과는 반대로 작동하는 현상을 ‘음성 푸아송 비’의 특성이라 부른다.
최 교수팀은 이런 ‘회전 모델’을 유연한 고체에서 구현해 음성 푸아송 비를 갖는 ‘금속-유기 골격체’를 합성했다.
이 물질에는 경첩처럼 접히는 구조(Hinged Point)가 있어 이를 중심으로 내부 구조의 배열이 변한다. 그 결과 회전 메커니즘을 토대로 물질이 수축·팽창하면서 음성 푸아송 비의 특징을 보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는 보고된 7만여개 금속-유기 골격체 중 특정 구조가 음성 푸아송 비의 특성을 갖는 물질의 후보가 될 수 있음을 보인 것”이라며 “다양한 구조에서 새로운 메타 물질의 등장을 예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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