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9-05-11 09:04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국민이 참여하는 최초의 재판이 열리는 날. 모두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나이도 직업도 제각각인 8명이 배심원단으로 선정된다. 대한민국 첫 배심원이 된 그들 앞에 놓인 사건은 증거, 증언, 자백도 확실한 살해 사건이다. 양형 결정만 남은 재판이지만, 피고인이 갑자기 혐의를 부인하며 배심원들은 예정에 없던 유무죄를 다투게 된다.
생애 처음 누군가의 죄를 심판해야 하는 배심원들과 사상 처음으로 일반인들과 재판을 함께해야 하는 재판부. 모두가 난감한 상황 속 원칙주의자인 재판장 김준겸(문소리)은 정확하고 신속하게 재판을 끌어가려고 한다. 하지만 끈질기게 질문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8번 배심원 권남우(박형식)의 돌발 행동에 재판은 점점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야기를 이끄는 이들은 법을 모르는 ‘법알못’들이다. 그래서 ‘배심원들’은 여타 법정 영화와 달리 쉽다. 법이라는 딱딱하고 무거운 소재는 평범한 8명의 화자를 만나 부드럽고 친근해진다. 사건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폭 자체도 다르다. 평범해서 깊고 평범해서 더 큰 울림을 준다. 중간중간 코믹 요소와 반전을 입혀 영화적 재미도 챙겼다. 소소한 웃음에 쫄깃한 긴장감까지 더해지니 자연스레 몰입도가 올라간다.
이 영화의 본질이자 목적인 ‘법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도 잊지 않는다. ‘배심원들’은 김준겸과 권남우의 대립을 통해 법이 범죄자를 처벌하기 위한 수단인지, 제멋대로 사람을 처벌하지 않기 위해 만든 기준인지 재차 묻는다. 동시에 재판 과정을 세세하게 보여줌으로써 보이는 것만으로 쉽게 남을 판단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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