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9-01-29 14:55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2.27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선언문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한반도 평화·탈원전 등에 대한 비판이 담겼다. 여기에 "정권의 망국 정책을 폐기시키겠다"고 선언해 대선 출마를 방불케했다.
황 전 총리의 입당 그리고 연이은 전당대회 출마로 한국당 지지율은 2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황 전 총리 본인은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꺾고 1위에 올랐다. 범보수 지지층의 기대감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묻히는 듯 했던 황 전 총리의 부상에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안타깝다'는 의견도 나왔다.그러나 정치권에선 황 전 총리가 한국당 수장으로 등판할 경우, 민주당에게 확실한 '호재'로 작용할 거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도로 친박당' 비판과 함께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보수 진영 프레임으로 공격해 중도층의 민심을 얻을 기회가 될 거라는 분석에서다.
민주당이 특별한 의견을 내지 않는 것도 이러한 분위기에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출마 선언문에 "무덤에 있어야 할 386 운동권 철학이 21세기 대한민국의 국정을 좌우하고 있다"는 자극적인 말을 담은 것에 대해선 "운동권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는 것 아니냐"며 "민주화 시기에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콤플렉스로 밖에 안 보인다"고 웃어 넘겼다. 우 의원은 당내 운동권 출신 인사다.
4선의 송영길 민주당 의원도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대한민국 보수의 비극"이라며 "다시 박근혜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송 의원은 "대한민국 보수가 탄핵 이전과 이후로 바뀌는 것 아닌가. 대한민국 헌법 기관이 결정한 탄핵 소추에 대한 반성으로 새로운 길로 갈 것이냐. 아니면 대한민국의 법적 질서를 부정하고 거꾸로 갈 것이냐의 갈림길에 있는데 황교안 체제는 거꾸로 가는 길이라고 본다"고 혹평했다.
또 다른 중진들도 황 전 총리의 등판에 대해선 안타깝다는 의견만 내비칠 뿐 특별한 논평은 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 관계자는 "계산이 빠른 황 전 총리가 만만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로선 '적폐'로 공격하기 쉬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4선 변재일 의원은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할 때 그것을 비판하거나 그러지 않고 직무대행까지 했던 사람 아니냐"면서 "한국당 입장에선 각이 분명한 사람이고, 그런 사람을 내보내는 것이 (범보수) 결집에 유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황 전 총리를 '박근혜 정부의 법무장관, 박근혜 정부의 총리'라고 규정한 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그 어떤 책임과 반성도 없었다. 반성과 사죄가 먼저"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