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8-12-24 09:36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지난 23일 “북한이 추구하는 ‘한반도의 비핵화’는 북한만의 비핵화가 아닌 북한을 겨냥한 모든 핵 위협 제거”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인 ‘태영호의 남북동행포럼’에 올린 글에서 “북한은 비핵화와 관련해 북과 남의 영역(한반도) 안에서 뿐 아니라 조선반도를 겨냥하고 있는 주변으로부터의 모든 핵위협, 즉 미국의 핵위협을 제거하는 것을 ‘조선반도의 비핵화’라고 해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이어 “‘조선반도 비핵화’의 목표는 북과 남의 영역 안에서 뿐 아니라 조선반도를 겨냥하고 있는 주변으로부터의 모든 핵 위협 요인을 제거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의 이러한 입장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비핵화 개념 등 지금까지 모호하게 남겨놨던 문제들을 명백히 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그러면서 “북한의 핵포기는 일부 사람들의 ‘희망 사항’이었다는 것이 명백해졌다”며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선언, 그리고 6.12 북미 싱가포르 합의문에 나오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놓고 많은 한국 전문가들이 이것을 ‘김정은의 핵 포기의사’라고 해석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게 밝혀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비핵화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명확히 한 것은 지난주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발언에 대한 답변이라고 해석했다.
비건 대표는 최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함께 한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 미국인 방북 허용, 남북 철도연결 착공식 제재 면제 동의 등을 언급했다.
한편 태 전 공사는 이날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군부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이 자신의 신변경호를 담당하는 호위사령부에 대한 당 조직지도부의 검열에서 많은 비리가 발견돼 대단히 격노한 것 같다”며 “지난 17일 김정은이 김정일 사망 7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할 때도 노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들만 데리고 참가했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