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8-08-23 04:06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헤지펀드를 포함한 투기 세력을 중심으로 국채 ‘숏’ 베팅이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지만 국채 수익률이 예상과 상반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
22일(현지시각)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투기 거래자들의 국채 숏 포지션이 지난 14일 기준 69만8194계약으로 파악됐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또 연초 불과 7만5840계약에 그쳤던 숏 포지션은 9배 이상 급증했다.
IB의 전망도 이들과 맥을 같이 한다. JP모간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와 채권시장의 구루로 통하는 더블라인 캐피탈의 제프리 건드라크 대표가 10년물 국채 수익률의 5% 돌파를 점치는 등 국채 수익률 상승에 크게 무게가 실렸다 골드만 삭스 역시 금리 상승을 강하게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국채 수익률은 월가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새로운 저점으로 판단했던 3.0%에 안착하지 못하고 2.84% 선으로 밀렸고, 그 밖에 장단기 국채 수익률도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상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 기조와도 상충한다는 지적이다. 연준은 올들어 두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올해와 내년 각각 네 차례와 세 차례의 긴축을 예고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채권 트레이더들이 예상하는 9월과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각각 93%와 61%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채 수익률 상승을 예측하는 투자자들이 혼란스럽다는 표정을 짓는 것도 이 때문이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빌 메르츠 채권 리서치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모든 주변 상황이 금리 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최근 상황이 뜻밖이라고 밝혔다.
터키를 포함한 신흥국의 위기 상황이 안전자산 수요를 부추긴 데 따른 결과라는 해석도 나왔다. 심지어 상황이 악화될 경우 10년물 수익률이 2.62% 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 국채 숏 포지션 가운데 상당 부분이 헤지 물량일 가능성도 제시됐다. 이 경우 숏 베팅 자체가 국재 수익률을 압박하는 셈이 된다.
인포마 파이낸셜 인텔리전스의 데이비드 아더 매크로 전략가는 “상당수의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국채 수익률 향방을 예상하는 일은 고난도의 퍼즐을 맞추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