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8-05-16 13:09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미국 등이 핵포기만을 강요할 땐 북미정상회담에 응할지를 다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김 제1부상은 이날 발표한 긴급담화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북미정상회담에 나오는 경우 우리의 응당한 호응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서 일방적인 핵포기 만을 강요한다면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우리는 이미 한반도 비핵화 용의를 표명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과 핵 위협 공갈을 끝 내는 것이 선결조건이라는 것을 이미 수차례 천명했다”고 주장했다.그는 그러면서 “지금 미국은 우리의 아량과 대범한 조치들을 나약성의 표현으로 오판하면서 저들의 제재압박 공세의 결과로 포장하려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김 제1부상은 ‘리비아식 핵포기 방식’과 관련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세계는 우리나라가 처참한 말로를 걸은 리비아나 이라크가 아니라는 데 대해 너무도 잘 알고 있다”며 “핵개발의 초기단계에 있었던 리비아를 핵보유국인 우리 국가와 대비하는 것 자체가 아둔하기 짝이 없다”고 강변했다.
그는 이어 “전 행정부들과 다른 길을 걸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의 핵이 아직 개발단계에 있을 때 써먹던 케케묵은 대북정책 안을 그대로 만지작거리고 있다”면서 “유치한 희극”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전임자들의 전철을 답습한다면 이전 대통령들이 이룩하지 못한 최상의 성과물을 내려던 초심과는 정반대로 더 무참하게 실패한 대통령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미정상회담을 한달여 앞두고 북한이 김 제1부상을 앞세운 것은 최근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이 대북 강경발언을 내놓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제1부상이 '북미정상회담 재고' 가능성을 밝힌 것은 북미정상회담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기싸움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