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7-12-19 14:01
[뉴스핌=김규희 기자] 보건당국이 이화여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숨진 4명 중 3명이 '그람음성균'에 감염됐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세균 등 감염이 이번 신생아 사망의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람음성균 감염으로 신생아가 사망한 사건이 지난 2010년 영국 등에서 발생한 바 있기 때문이다.
병원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던 신생아 3명이 세균 감염으로 사망했다. 비상회의 기록에 따르면 숨진 3명 중 1명에게서 일반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 감염이 확인됐다. 미숙 관련 합병증으로 숨진 미숙아 2명의 혈액에서도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가 발견됐다.
이들 신생아가 사망한 원인이 된 세균은 모두 그람음성균으로 확인됐다. 병원에서 열린 긴급회의에서 “그람음성균 사례가 증가해 우려 수준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지난 2015년 9월 남아메리카에 위치한 벨리즈의 한 병원에서는 대형 쥐가 인큐베이터 안에 침입해 신생아의 발을 무는 사건이 발생했다. 병원 내 감염 관리가 논란이 됐고, 당시 벨리즈 당국은 병원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하기로 하고 책임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전일 "사망한 신생아 3명이 사망 전 혈액배양검사를 실시했는데 검사 중간단계에서 그람음성간균 한 종류가 확인됐다"며 "나머지 정확한 균종은 추가검사를 통해 20일 이후 확인될 예정"이라고 1차 조사 결과를 밝혔다.
그러면서 항생제 내성이 의심되는 시트로박터 프룬디(Citrobacter freundii)균이 검출됐다고도 했다. 이 균은 정상 성인에 존재하는 장내 세균이지만 드물게 신생아 등 면역저하자에게는 호흡기, 비뇨기, 혈액 등에 감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은 그람음성균에 속해 있는 균이다. 항생제 내성이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진 탓에 항생제 오남용이 신생아 사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질본 관계자는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신생아 사망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단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정확한 사망 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와 추가적인 역학조사 등을 통해 규명될 것”이라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