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7-12-08 11:22
[ 뉴스핌=한기진 기자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재계의 대변인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들어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연합회가 바짝 엎드리자 재계와 중소기업의 입장을 정부여당과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주야를 가리지 않고 뛴다.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박 회장만이 재계의 절박함을 전달하는 것이다.
지난 7일 박 회장은 국회 횐경노동위원장실을 찾아 이전에 찾아보기힘든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홍영표 위원장과 환노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 앞에서, "기업들의 절박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근로시간 단축 입법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입법부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저임금제 시행 부작용을 막기 위한 입법부의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합의안에 재계 반발도 많아 저로서도 기업을 설득해야 하는 부담이 대단히 크다”면서 “중소기업은 절대적으로 (변화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수 차례 (합의안 통과를) 입법부에 호소했다”고 했다.
또한 그는 “최저임금제는 취지와 달리 고임금 근로자가지 편승하는 형태”라며 “(국회) 의사결정 원칙에 따라 연내 결정을 꼭 내려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사실상 재계의 유일한 대변자로 남아,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가 재계의 대변자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3월이다. 당시 대통령 후보들을 만나 “대선공약에 경제현안 해법을 담아달라”고 주문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6월에는 국정기획자문위원들을 찾아 "(일자리 문제 등) 서로 갖고 있는 문제에 대한 인식은 같을 것"이라며 "여러 대안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한다"며 새 정부와 보폭을 맞추겠다는 뜻도 비쳤다.
8월에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만나 재계의 의견을 담은 ‘최근 경제현안에 대한 전문가 제언’을 전달했다. 양극화 해소와 수출 낙수효과 개선을 위한 대안, 혁신기업이 탄생하도록 규제 완화, 탄력적인 근로시간 단축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기업문화 혁신 등 4개 부문에서 현장 목소리와 경제 전문가 의견을 담았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은 최순실 사태 여파로 존립이 위태롭고, 경영자총연합회는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비판했다가 청와대와 여당으로부터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비판으로 몸을 바싹 엎드리기 때문에 박 회장이 재계 대변자로 책임감이 갖고 적극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