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6-06-17 16:33
[뉴스핌=조인영 기자] 한진해운이 19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 연장에 성공했으나, 용선료 조정과 한진그룹의 추가 지원 등 해결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한진해운은 17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에서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19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만기를 3개월 뒤인 9월 27일로 연장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이날 집회는 이미 채권액 중 절반이 사전동의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다. 특히 이번 회사채는 기관투자가가 대부분으로, 산업은행이 300억원, 단위 농협 및 신협이 1600억원이다.채무재조정 성공으로 한진해운은 3개월의 유예기간을 확보하게 됐지만, 사실상 관건은 용선료 인하다.
한진해운이 해외 9개국 22개 선주사와 협상해야 하는 선박은 60척(컨테이너선 47척, 벌크선 13척)으로, 앞으로 3년 6개월간 기존 용선료의 30%를 인하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시스팬 회장과 용선료 협상에 직접 나서면서 녹록치 않은 상황임을 보여줬다. 시스팬은 한진해운의 주요 용선주 중 하나로, 특히 이날 "용선료 인하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상당히 난처해진 상황이다.
한진그룹의 추가 지원도 미지수다. 그룹 차원의 조달 없이 한진해운 자체적인 유동성 확보는 거의 불가능하다. 올 연말까지 부족한 자금은 약 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최근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관계자들은 한진해운 채권단을 만나 부족 자금 중 4000억원을 내놓는 대신 나머지 자금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채권단은 이를 거절했다. 신규자금 지원은 불가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은 조 회장의 지원을 압박하고 있다. 한진해운 회생을 그룹 내에서 해결하라는 주문인 셈이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그간 1조원 이상을 지원한 만큼 추가 여력에 대해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유동성 지원을 놓고 채권단-한진그룹과의 눈치게임이 심화되면서 한진해운의 앞날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한진해운의 자율협약은 용선료 인하, 회사채 만기연장, 해운동맹 유지를 전제로 한 조건부 협약으로 채권단의 자율협약 관리기간은 8월 4일까지다.
앞서 자율협약 개시 후 한진해운은 지난달 13일 THE 얼라이언스에 합류했으며, 19일엔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채무재조정에 한 차례 성공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