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5-12-04 08:45
[뉴스핌=이영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체코 방문을 계기로 한국 기업들이 50조원 규모의 중유럽(비셰그라드그룹, V4) 인프라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박 대통령은 한국과 유럽 국가그룹 간 최초의 다자 정상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에서 오는 2020년까지 50조원 규모의 지하철, 고속도로, ITS(지능형교통시스템), 원자력발전소(원전)를 포함한 에너지 분야 등에서 V4 국가들이 추진하는 대형 국책 인프라 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한국 기업들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지하철 3호선 보수 사업(2조8000억원 규모)과 슬로바키아 신규 원전 사업(5조원 규모)에 관심을 표명해왔다.
V4는 현재 EU가 회원국 간 사회·경제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3000억유로(약 378조6480억원) 이상 규모로 조성중인 유럽전략투자펀드(EFSI) 재원을 활용해 과감한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양측은 한-V4 공동연구 프로그램 신설 등 다자 과학기술협력 체계도 구축키로 했다. 그간 개별국가 간 양자협력에 치중됐던 협력체계가 다자 간 협의체로 바뀌게 된다는 의미다.
앞서 한국과 헝가리는 지난해 10월 공동연구실 사업을 통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반도체 소자로 상용화하는 기술을 개발,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 게재한 바 있다.
박 대통령과 비세그라드 정상들은 이날 채택한 공동선언을 통해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의 경제적 효과를 인정하고 무역투자의 지속가능한 증진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데 합의했다.
또한 신(新)기후체제의 성공적인 출범과 함께 한국에 사무국을 둔 녹색기후기금(GCF)의 재원 마련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한국이 주도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 한국의 평화통일 구상에 대해 지지를 당부하고, 사회주의 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성공적으로 전환한 비세그라드국가들의 경험이 한반도 평화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V4 정상회의를 마친 뒤 베아타 쉬드워 폴란드 총리,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와 잇단 양자회담을 갖고 양국관계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