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5-10-28 15:25
[뉴스핌=한기진 기자] 중국건설은행이 우리나라 금융시장 중심부에 사옥을 마련하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중국 금융회사 가운데 처음 있는 일로, 금융당국의 외국계 자본에 대한 규제완화 흐름에 맞춰 중국자본의 몸집 불리기가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산규모 세계 2위 은행인 중국건설은행 서울지점은 지난 19일 서울 을지로에 있는 옛 동양생명 본사 빌딩 전체를 사옥으로 마련하고 입주했다. 그동안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에 소규모 사무실을 임차해 사용하던 것에 비해 놀랄만한 변화다.
이로써 중국건설은행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본사 사옥을 직접 갖고 영업하는 중국 금융회사가 됐다.
중국건설은행 관계자는 “위안화 직거래 등으로 중국과 한국의 금융거래가 활발해지고, 삼성과 현대차 등에도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비즈니스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건설은행 서울지점은 상하이 자유무역지대나 칭다오 등 국내 기업이 많이 진출한 곳에 있는 지점을 통해 위안화 융자를 하는 등 금융서비스를 늘려가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예로부터 동쪽으로 흐르는 청계천의 우측에 위치해 풍수지리에서 물 흐르는 곳에 돈이 모인다고 알려진 곳이다. 하나금융지주 본점이 위치한 을지로 1가 101-1번지에 옛 사옥을 허물고 바로 그 자리에 2.4배나 큰 사옥을 짓는 이유다.
최근 중국은행들의 한국 시장 공략은 눈에 띌 정도로 활발하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에 진출한 중국계 지점 5곳의 총자산은 69조577억원으로 전년 동기 41조6023억원보다 66% 성장했다. 이 정도 규모면 시중은행보다는 못해도 50조원대의 대구은행, 부산은행보다 크다.
또 지난 12일에는 중국광대은행의 서울지점 예비인가 신청이 통과돼 국내에 지점을 내고 영업활동을 하는 중국계 은행은 총 6개로 늘어난다.
중국 은행들은 최근 개인 고객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현지화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공상은행은 최근 예금 금리를 최고 3.35%로 상향 조정했다. 공상은행은 위안화 현찰을 3만위안 이상 예치할 경우 1개월짜리는 연 2.00%에서 2.20%로, 3개월은 연 2.20%에서 3.05%로, 6개월은 연 2.40%에서 3.35%로 금리를 높였다.
중국은행도 위안화 현찰로 예금 시 5만위안 이상이면 6개월짜리 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2.3%에서 3.1%로, 1년짜리는 연 2.5%에서 3.3%로 상향 조정됐다. 국내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2%대 전후인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