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5-07-23 10:45
[뉴스핌=정연주 기자] 수출 부진에 예기치 않은 메르스와 가뭄 여파가 덮쳐 2분기 성장률이 0.3%까지 떨어졌다. 5분기 연속 0%대 성장이다.
한국은행은 3분기에는 메르스 여파가 진정되면서 성장세가 국내 소비를 중심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돌입했다는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어 한은의 연간 목표 성장률(2.8%)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떨치기 어려워 보인다.
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3일 '2015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발표 후 기자설명회에서 "메르스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생산 측면에서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과 운수업 등이 영향을 받았고 지출 측면에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돼 민간소비는 운수, 숙박,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줄었으며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2분기 실질 GDP는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에 그쳤다. 2013년 1분기(2.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기 대비로는 0.3% 성장에 머무르며 5분기 연속 0%대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0.3%)와 동일하다. 한은은 지난 9일 2분기 성장률을 0.4%로 전망했었다.
성장기여도에서도 농림어업이 0.2%포인트, 민간소비가 0.1%포인트, 순수출이 0.2%포인트 각각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뭄 등으로 농림어업부문의 산출량이 감소해 성장률을 크게 낮췄다. 3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보였던 농림어업부문은 2분기 중 전기 대비 11.1%, 전년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전 국장은 "가뭄과 큰 일교차를 동반한 고온현상으로 채소생산이 급감했다"며 "농림어업부문이 명목 GDP에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불과하나 10% 넘는 감소세를 보이면서 성장률 하락에 0.2% 정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전 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지난번 전망한 수치(0.4%)보다 낮아진 이유? 정부소비가 늘었는데, 이 영향이 없었다면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게 되는건가
- (이 총재가) 0.4% 내외라고 말했었다. 사후적 추계에 따른 것으로 격차가 큰 수치는 아니다. 메르스와 가뭄 영향이 상당부분 작용했다. 3분기 이후에는 소비 성장이 실현되면서 2분기 마이너스 영향이 상쇄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판단한다.
정부소비 부문은 가중치가 크지 않아 없더라도 성장률이 마이너스까지 갈 정도는 아니다.
- 가뭄의 영향이 0.2%다라고 꼭 집어서 말하기 어렵다. 같은 취지에서 메르스 영향도 얼마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성장률은 2분기 낮아지면 3~4분기에는 기저효과로 플러스 효과가 나타날수도 있다.
▲ 메르스와 가뭄 효과는 끝났다고 볼 수 있는 것인가.
- 메르스 영향을 보면 국내 거주자 소비는 메르스 진정으로 회복됐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해외 여행은 몇 달 전부터 계획하고 여행하는 경향이 있어 이전 수준 회복을 하려면 시간이 걸릴 듯하다.
한편, GDP를 세부적으로 보면 지출별로 민간소비가 준내구재와 서비스가 줄어 0.3% 감소했고 수출도 0.1% 증가에 그쳤다. 민간소비는 세월호 사태 직후인 지난해 2분기(-0.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제활동별로도 제조업이 증가했으나 농림어업이 11.1% 감소 전환했으며 서비스업이 전 분기(0.9%)보다 크게 둔화된 0.1% 증가에 머물렀다. 서비스업 증가율은 2009년 1분기 0.0%를 기록한 이후 6년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DI)은 3분기 연속 GDP 성장을 앞질렀다. 원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원자재가 하락 등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돼 전기 대비 1.3%,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폭은 2010년 1분기 9.2% 증가 이후 5년3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