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5-03-21 04:10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에 미국 정크등급 기업이 때 아닌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유럽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 심리가 크게 고조, 미국 기업이 유럽에서 발행한 정크 등급 회사채 규모가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이에 따라 연초 이후 발행 규모는 32억8000만유로로 늘어났다. 이는 1999년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리스크 선호 심리가 크게 치솟자 미국 투기등급 기업이 호재를 만났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저울질하면서 자금 조달 비용 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 유럽 투자자의 위험자산 베팅이 막힐 위기에 처했던 돈줄을 뚫어 준 셈이다.
인베스코 애셋 매니지먼트의 스튜어트 스탠리 펀드매니저는 “미국 정크 등급 회사채 발행이 봇물을 이루는 것은 ECB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국채 수익률이 연이어 마이너스로 떨어진 데 따라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자산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독일의 국채 스프레드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유럽의 시장 금리가 바닥을 뚫고 내려가는 양상이다. 회사채 발행 기업 입장에서 자금 조달 비용이 그만큼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유로화 표시 투기등급 회사채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 달 27일 3.56%까지 하락해 8개월래 최저치로 밀린 뒤 최근 3.92%로 올랐다. 이는 달러화 표시 투기등급 회사채 수익률인 6.23%와 현격한 차이를 드러내는 수치다.
유로화 표시 투자등급 회사채 수익률은 지난 10일 0.85%까지 하락해 사상 최저치 기록을 세운 뒤 0.92%로 완만하게 상승했다.
이 때문에 미국 투기등급 기업 가운데 수 년만에 처음으로 유로화 표시 회사채를 발행하는 사례가 꼬리를 물고 있다.
VWR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억유로 규모의 회사채를 4.625%의 금리에 발행했고, 헌츠맨과 IMS 헬스가 각각 3억유로와 2억7500만유로 규모로 정크등급 회사채를 발행했다. 발행 금리는 각각 4.25%와 4.125%를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