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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 동영상, 미국 불법 도청 의혹에 뼈있는 풍자 '반전 엉덩이춤'

기사등록 : 2013-12-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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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 동영상 뼈있는 풍자 [사진=SBS 캡처]
[뉴스핌=정상호 기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자신이 직접 제작 연출하고 출연한 동영상을 통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불법 도·감청 문제를 위트있게 꼬집어 주목을 받았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출입기자단과의 송년 만찬에서 자신을 도청한 의혹을 받고 있는 NSA를 풍자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반기문 총장은 유엔 평화사절로 활동하고 있는 팝스타 스티비 원더가 찾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흥에 겨워 엉덩이춤을 춘다. 또 반 총장은 참모회의에서 "우리는 열심히 일을 해야 합니다(We must be the hardest-working)"라고 말한다.

이같은 반 총장의 모습은 그를 감시하고 있는 정보원들에게 고스란히 노출된다. 정보원들은 이 두 에피소드를 묶어 한 건 포착했다고 좋아하며 "반 총장이 '우리는 열심히 엉덩이 춤을 춰야 한다(We must be the hardest-twerking)'고 말했다"고 언론에 흘린다.

이어 세계언론은 "엉덩이 춤 게이트(twerk-gate)", "엉덩이 춤을 금지하라(ban twerking)"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대서특필한다. 유엔 안보리도 반 총장이 엉덩이 춤을 추는 것을 금지하는 결의안까지 내는 소동이 벌어진다. '트워크(twerk)'는 미국에서 엉덩이를 심하게 흔들며 추는 성적인 춤을 일컫는 단어다.

또 다른 에피소드에서는 반 총장이 어디론가 급히 전화를 걸어 물건을 가져오면 돈을 주겠다고 말한다. 몰래카메라로 이를 지켜보던 정보원들은 비리를 포착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10분 후에 나타난 건 피자 배달원이었다. 

동영상이 끝나자 스티비 원더와 마이클 더글러스도 특별손님으로 참석한 만찬 행사장은 유쾌한 폭소로 가득찼다.

반기문 총장은 이 '깜짝 동영상'을 통해 유엔사무총장으로써 NSA의 불법 도·감청을 비판하고 미국 행정부가 이를 묵인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자신이 '시리아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제안했지만 여전히 군사공격을 주장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에둘러 표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NSA가 유엔과 유엔사무총장을 불법 도·감청했다는 사실은 지난 11월 뉴욕타임스가 1면 톱기사로 보도하면서 알려졌지만 미국 측은 이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뉴욕타임스는 NSA가 지난 4월 반기문 총장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만남을 앞두고 사전 도청을 통해 시리아 화학무기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평화협상,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반기문 총장의 예상 발언 요지를 미리 빼냈다고 보도했다.

한편 평소 대립각을 세우거나 논쟁하길 꺼리는 반기문 총장의 이같은 '기지 넘치는 풍자'에 대해 온라인상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들은 "반기문 총장님의 지혜, 웃으며 할말을 다하시네요", "유엔사무총장의 멋진 태도, 존경합니다", "재치 넘치는 풍자에 춤실력까지, 비상식을 삼켜버린 은유 통쾌하네요", "반기문 총장 동영상, 심각한 문제를 유머러스하게 풍자한 유엔사무총장의 센스 대박" 등의 찬사를 보냈다. 또한 불법 도·감청 문제에 대해 미국의 반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 (uma8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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