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악화에 워크아웃을 신청 중인 금호건설이 '주택사업의 꽃'으로 불리는 도시정비사업에서 입지가 크게 추락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단지 사업으로 단기간 큰 규모의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재건축·재개발과 같은 정비사업의 경우 시공능력평가순위가 낮을 겨우 수주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게 현실이다.
특히, 금호건설의 경우 워크아웃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면 사실상 신규 사업수주는 물건너 간 셈이다. 무엇보다 기존 수주 사업장 역시 조합원들의 반발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대 초반 워크아웃에 들어간 현대건설은 공공부문과 해외건설에서의 엄청난 수주실적에도 불구하고 주택사업에서만큼은 여전히 래미안, 자이, 푸르지오, e-편한세상 등 이른바 4강권에도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호건설은 지난해 인천 산곡5구역 재개발, 용두1-5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인천 간석성락아파트구역 재개발, 홍제동무궁화연립 재건축, 서울 성북구 길음4구역 재개발 등의 시공권을 따냈다.
사실 시공능력평가순위 20위권인 금호건설의 업체 규모로 이만한 수주는 어려운 것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대우건설을 인수, 매머드급 건설그룹을 형성하고 있다는 '대우건설 후광' 효과에 따른 것이란 게 시장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금호건설의 워크아웃을 신청함에 따라 이들 사업장의 동요도 증폭되고 있다. 더욱이 이들 사업장은 아직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인만큼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 시공사 재선정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조합원들의 경우 이미 매머드급 재벌그룹으로 격상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 건설사인 금호건설이 부도가 나는 최악의 상황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워크아웃으로 실추된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가 지어진다면 향후 집값까지 고려할 때 유리할 것이 없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만큼 시공사 재선정 가능성은 크게 높아진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택정비사업 수주에서 8위권내 대형 건설사와 그 이하 건설사들의 수주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다"며 "더욱이 정비사업의 경우 택지지구와는 달리 브랜드 이미지가 집값 상승에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어 조합원들의 민감도가 높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실제 워크아웃이 이뤄진 이후에는 금호어울림의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떨어져 정비사업 수주에서의 위상도 대폭 하락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지적된다.
이를 반영하듯 워크아웃 이후 주택사업에서의 위상이 크게 떨어진 현대건설 등은 그나마 워크아웃 이전 업계 정상권을 유지하고 있었던 만큼 현재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언도 나오고 있다.